二. 援喩八種

爾時 如來卽以1)八種深重梵音2)으로 告諸大衆하신대 “汝等當知하라 吾今爲汝하여 分別解說하리라

이 때 여래께서 여덟 가지의 깊고도 무거운 범음(梵音)으로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말하리라.

1) 以 : ∼으로써, ∼을 가지고. 도구, 방법, 자료, 수단. 以의 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도구, 방법, 자료, 수단 : ~으로써, ~을 가지고.
              
∙ 以衣溫我, 以食飽我, : 옷으로써 나를 따뜻하게 하시고 밥으로써 나를 배부르게 하셨다.
              
∙ 以文會友, 以友輔仁. :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도와라.
          
② 원인, 이유, 까닭 : ~ 때문에, ~로 인하여
              
∙ 人所以貴, 以其倫綱. : 사람이 귀한 이유는 오륜과 삼강 때문이다.
              ∙ 君子所以爲君子, 以其仁也. : 군자가 군자가 된 까닭은 그 인 때문이다.

          
③ 목적 : ~을
              
∙ 父, 寄我以家事. : 아버지께서 나에게 집안 일을 맡기셨다.
              ∙ 母, 以美味與我. : 어머니께서 맛있는 음식을 나에게 주셨다.

          
④ 신분, 자격 : ~로, ~으로서
              
∙ 父以事之. : 나이가 많아 배가 되면 아버지(아버지의 자격으)로 섬겨라.
              
∙ 兄以事之 : 열 살이 더 많으면 형(형의 자격)으로 섬겨라.
          
⑤ 부터. : 일정한 시간이나 장소를 한계로 해서 ~로부터.
              
∙ 以上 : 어느 일정한 한계로부터 그 위.
              
∙ 以前 : 어느 일정한 때로부터 그 전.

2) 梵音 :  ①범왕(梵王)의 음성. ②부처님의 음성. ③부처님의 가르침. 인도에 가릉조(伽陵鳥)라는 새가 있는데, 그 울음소     리가 부드럽고 맑았으며, 부처님의 음성이 그와 같았다고 한다.

 

假使1)有人 左肩擔父하고 右肩擔母하여 硏皮至骨하고 骨穿至髓 遶須彌山2)하되 經百千3)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메고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메고서 살갖이 닳아 뼈에 이르고, 뼈가 패어 골수에 이르도록 수미산을 돌되, 백천 번이 넘도록 돌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1) 假使 : 가령. 이 때의 사(使)는 ‘하여금’의 의미가 아니라, ‘가령’의 의미로 쓰였다.

2) 須彌山 : 불교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앙에 있다는 산. 자세한 설명은 여기.

3) 匝 : 돌다. 또는 둘레. 음은 ‘잡’.

 수미산은 불교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앙에 있다는 산이다. 꼭대기에는 제석천이, 중턱에는 사천왕이 살고 있으며, 그 높이는 물 위로 팔만 유순(由旬-고대 인도의 이수(里數) 단위. 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로서 80리인 대유순, 60리인 중유순, 40리인 소유순의 세 가지가 있다.)이고 물속으로 팔만 유순이며, 가로의 길이도 이와 같다고 한다. 또한 산 주위에 칠금산이 둘러섰고 수미산과 칠금산 사이에 칠해(七海)가 있으며 칠금산 밖에는 함해(鹹海)가 있고 함해 속에 사대주가 있으며 함해 건너에 철위산이 둘러 있다. 따라서 이 구절은 양 어깨에 어버이를 지고서 수미산 만큼이나 먼 길을 백천 번을 돌더라도, 그 깊은 부모의 은혜는 다 갚을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

假使有1) 飢遭饉劫2)하여 爲於爺孃하여 盡其己身하여3)割碎壞하여 猶如微塵하되 經百千劫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굶주리는 흉년의 겁운劫運을 만나 부모님을 위해 그 자신의 몸을 송두리째 저미고 부서뜨려 마치 작은 티끌과 같이 하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1) 有 : 여기서 ‘有’자는 ‘웬’, ‘어떤’의 의미로 쓰였다.

2) 劫 : 겁운(劫運). 재앙이낀 운수.

3) 臠 : 저미다. 파리하다. 저민고기. 음은 ‘련’.

신라시대 때 상덕(尙德)이라는 효자가 있었다. 어느 해인가 상덕은 흉년들고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상덕이 낮이나 밤이나 옷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위로했는데, 아무 것도 없어서 부모님을 봉양할 수 없게 되자 자기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부모님께 이를 잡수시게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면 입으로 고름을 빨아서 곧 낫게 하였다. 상덕의 이러한 효성은 결국 임금님의 귀까지 전해졌고, 임금은 이 이야기를 듣고 상덕의 효성을 가상하게 여겨 수많은 재물을 하사하고, 상덕이 사는 마을에 정려문(旌閭門)을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假使有人 手執利刀하여 爲於1)爺孃하여 割其眼睛2)하여 獻於1)如來하되 經百千劫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고 부모님을 위해 자기 눈을 도려내어 부처님께 바치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1) 於 : “於”자의 용법은 다음과 같이 쓰인다.

        ① 처소(處所), 시간(時間) : ~에, ~에서, ~까지, ~로.

          ∙ 一日之計, 在於晨. :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② 대상(對象) : 에, ~에 대하여, ~에게.

          ∙ 己所不欲, 勿施於人 : 자기가 하고싶지 아니한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

        ③ 출발(出發), 유래(由來) : ~으로부터.

          ∙ 獲罪於天, 無所禱也 : 하늘에(로부터)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

          ∙ 福生於淸儉. : 복은 청렴하고 검소함에서 생긴다.

        ④ 비교(比較) : ~보다, ~와.

          ∙ 罪莫大於不孝. :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

          ∙ 人之所以異於禽獸者는 幾希라 :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거의 드물다.

          ∙ 仁主於愛而愛莫切於事親. : 인은 사랑을 주로 하는데, 사랑은 어버이를 섬기는 것 보다 간절함이 없다.

        ⑤ 목적격(目的格) 조사(助詞) : 명사를 타동사의 목적어로 만들어 주는 구실은 한다.

          ∙ 三年無改於父之道, 可謂孝矣. : 3 년 동안 아버지의 도를 고침이 없어야 효라 이를 수 있다.
2) 睛 : 눈동자. 음은 '정'.

假使有人 爲於爺孃하여 亦以利刀 割其心肝하여 血流遍地 不辭1)痛苦하되 經百千劫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해 역시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자기의 심장과 간을 도려내어 피가 흘러 땅에 번져도 고통을 마다하지 않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1) 辭 : 사양하다. 음은 '사'

假使有人 爲於爺孃하여 百千刀輪하여 於自身中 左右出入하되 經百千劫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해 백천 개의 칼을 휘둘러 자기의 몸 속에서 좌우로 드나들게 하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假使有人 爲於爺孃하여 體掛身燈하여 供養如來하되 經百千劫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해 몸을 걸어놓고 몸을 불살라 등불을 삼아 여래께 공양을 하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假使有人 爲於爺孃하여 打骨出髓1)하며 百千鋒2)3)으로 一時刺身하되 經百千劫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해 뼈를 부숴 골수를 꺼내며, 백천 개의 칼날과 창끝으로 한꺼번에 몸을 찌르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1) 髓 : 골수. 음은 ‘수’.

2) 鋒 : 칼끝. 병기의 날. 물건의 뾰족한 끝. 첨단. 음은 ‘봉’.

3) 戟 : 창. 음은 ‘극’.

假使有人 爲於爺孃하여 呑熱鐵1)하되 經百千劫하여 遍身燋2)3)이라도 猶不能報父母深恩이니라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위해 뜨겁게 달군 쇠구슬을 삼키되, 백천 겁이 지나도록 하여 온 몸이 타고 문드러지더라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는 능히 갚을 수가 없느니라.”

1) 鐵 : 쇠. 음은 ‘철’.

2) 燋 : 홰. 그을다. 음은 ‘초’.

3) 爛 : 문드러지다. 문드러지게 하다. 불에 데다. 너무 익다. 다치어 헐다. 음은 ‘란’.

여기까지는 자식으로써 어떠한 일을 하거나 어떤 고통을 감내하고 효를 다한다고 하더라도 부모님의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를 보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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