及其長成하야는 反爲不孝 尊親共語호대 應對1)하여2)眼戾睛3)하고 欺凌伯叔하며 打罵兄弟하여 毁辱親情이니라 無有禮義할새 不遵師範하고 父母敎令 元不依從하며 兄弟共言호대 故相拗戾4)니라

(그런데) 그 자식이 장성하게 되면 도리어 불효를 하게 된다. 어버이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 응대함이 사납고 비뚤어져 눈을 흘기고 눈동자를 굴리고, 큰아버지나 숙부를 속이거나 깔보고, 형제 간에 때리거나 욕질을 해서 어버이를 욕되게 한다. 예의와 의리가 없는 까닭에 스승의 가르침도 따르지 않고, 부모님의 가르침과 분부에도 도무지 의지하여 따르지 않으며, 형제 간에 함께 이야기 하면서도 고의로 비틀고 어긋장을 낸다.

1) 慃降 : 랑려(狼戾)를 말하니, 이리처럼 사납고 비둘어진 것을 의미한다.

2) 拗 : 비뚤다. 마음이 비뚤어지다. 음은 ‘요’.

3) 睛 : 눈동자. 음은 ‘정’.

4) 拗戾 : ‘戾’는 ‘어그러지다’, ‘어긋나다’의 뜻이니, 고집스럽게 서로 어긋남을 요려라 한다.

出入來往 不啓1)尊人하고 言行高疎하며2)意爲事니라 父母訓罰하고 伯叔語非어늘 童幼憐愍3)하여 尊人遮4)

드나들거나 왕래함에 있어서도 어른께 아뢰지 않고, 말과 행동이 교만하고 거칠며, 자기 멋대로 일을 처리한다. (이런 것은) 무모로서는 훈계하고 벌을 주며, 큰아버지나 숙부는 잘못을 말로 타일러야 하거늘 어린아이라 하여 어여쁘게만 보고 애틋이 여겨 어른이 그것을 덮어주고 감싸준다.

1) 啓 : 사뢰다. 아뢰다. 본디 ‘열다’, ‘열리다’라는 의미로 많이 쓰임.
2) 擅 : 멋대로 하다. 마음대로 하다. 음은 ‘천’.
3) 愍 : 불쌍히 여기다. 음은 ‘민’.
4) 遮 : 막다. 가로막다. 음은 ‘차’.

  자녀들의 잘못된 행위를 어른이 제어하지 못하고 오리려 방관하거나 조장하는 경향이 있음을 말씀하셨다. 자녀의 교육은 어려서부터 엄격하게 시키고, 커 가면서는 오히려 자율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어리다고 하고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커서 바로잡으려하더라도 힘들어진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커 가면서 행동의 제지를 받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 하지만 어려서 엄격한 훈련을 통해 해야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을 확실하게 가르쳐 주고, 커가면서 점차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 아이의 인성교육에도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漸漸長成하면 戾不調하며 不伏虧違하고 反生瞋恨하니라 棄諸親友하고 朋附1)惡人하여 習已成性하여 遂爲狂計라가 被人誘引하여 逃竄2)他鄕하여 違背爺孃하니라

(이렇게) 점점 성장하게 되면 이리 같이 마음이 비뚤어지고 남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잘못된 일에도 굴복하지 않고 도리어 노여워하거나 원망을 하게 된다. 친한 벗을 다 버리고 악한 사람을 벗삼아 사귀어 이미 습관이 본성처럼 되어버려 마침내는 허튼 수작만을 부리다가 남의 유혹에 빠져 타향으로 도망하여 부모를 배반하게 되느니라.

1) 朋附 : 벗삼아 따름.

2) 竄 : 숨다. 달아나다. 음은 ‘찬’.

  사람들은 모두 처음 태어날 때에는 착한 본성을 타고 태어나지만 점차 자라면서 환경과 기질의 구애를 받게 되면 본성의 본래 모습을 잃게 된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은 본디 착한 것이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에 의해 선(善)과 불선(不善)이 혼재하게 되며, 악(惡)과 비악(非惡)이 혼재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이 자신의 착한 본성에 의거해서 살지 않고 다만 환경과 기질의 작용에 따라서 살게 되면 선에 익숙하면 선해지고 악에 익숙하면 악해지기도 하는데, 성(性)이란 인간의 내면에 주관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어서 이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사람이 본디 착한 본성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자기의 습관에만 익숙히 살다보면 결국 습관이 마치 본성처럼되어 끊임없이 악업(惡業)을 일삼으면서도 돌이킬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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