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3 章
廣說業難
1. 指數諸愆
佛告阿難하사되 "我觀衆生호니 雖1)紹2)人品3)이나 心行愚蒙4)하야 不思爺孃有大恩德하고 不生恭敬하며 棄恩背德하며 無有仁慈하며 不孝不義하나니라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들을 보니 비록 인품은 이어받았으나, 마음과 행실이 어리석고 어두워서 부모님에게 큰 은덕이 있음을 생각하지 않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은혜를 버리고 덕을 배반하며, 어질고 자애로운 마음이 없고, 효도하지 않고 의롭지 않느니라. |
1) 雖 : ‘비록’, ‘비록 ∼이나(일지라도)’. 음은 ‘수’. |
광설업난(廣說業難)은 업난을 넓게 설명한 것으로,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불교에서는 업(業), 업장(業障), 업보(業報) 등의 말을 많이 쓰는데, 업난(業難) 역시 비슷한 의미를 지닌 말로 이 장은 전생에 지은 악업의 인과응보로 이 세상에서 받게 되는 재난을 넓게 설명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수(指數)는 손가락으로 일일이 가리켜 센다는 뜻이고, 건(愆)은 과(過)이니 ‘허물’의 뜻이니, 지수제건(指數諸愆)은 여러 가지 죄악을 낱낱이 들어 제시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모든 악업을 열거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선업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 중생(sattva-衆生)이란 불교에서 인간을 위시하여 생명을 가진 모든 생물을 가리킨다. 불교에서는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 절대적인 차이를 두지 않으며, 그 어느 것도 윤회하는 영혼이 머무는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현실의 동물 외에 용(龍)‧나찰(羅刹)‧야차(夜叉) 및 상상의 새 건달바(乾婆)·가루라(迦樓羅) 등의 신화적·공상적 존재도 또한 중생으로 간주되며, 중생은 해탈할 때까지 윤회를 반복한다. 그 윤회의 범위로서 불교에서는 지옥‧아귀‧축생‧수라(修羅)‧인간‧천(天:神)의 육도(六道) 또는 육취(六趣)를 헤아리고 있다. 종교적 의미에서는 높은 경지에 도달한 존재, 즉 부처·보살과 구별하여 아직 미혹에 빠진 사람 및 동물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부처·보살도 포함하여 중생이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미혹의 세계에 있는 생류(生類)를 가리킨다. 중국(中國) 당(唐)나라의 현장법사는 이것을 정식(情識)이라 번역했는데, 후세 사람들은 ‘정식’을 좀 더 쉬운 말로 ‘유정(有情)이라 하엿다. 하지만『열반경(涅槃經)』에서는 ‘일체의 중생은 모두 부처의 불성(성불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一切衆生悉有佛性)’고 하였는데, 이는 중생에 대한 무한한 자비와 신뢰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모든 중생들은 ‘마음’이 있다. 마음이 있으므로 여러 가지 정념도 있게 된다. 정념에 사로잡히게 되면 마음이 어두워지고 흐려지게 된다. 따라서 모든 중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는 있지만 간혹 마음이 어리석고 어둡기 때문에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지 못하고 불효와 불의를 저지를 뿐 아니라, 온갖 업장과 죄장을 짓게 되고, 육도윤회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단지 부모님께 효도하게 하려는 목적만으로 이 경을 설하셨다기 보다는 모든 업장과 죄장을 소멸하고 선업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의도가 계셨음을 엿볼 수 있다. |
阿娘懷子하야 十月之中엔 起坐不安하야 如擎1)重擔2)하고 飮食不下하야 如長病人이니라 月滿生時엔 受諸苦痛하야 須臾3)好惡4)에도 恐爲無常5)하고 如殺猪羊히 血流遍地하나니라 |
어머니가 아기를 배어 열달 동안은 서고 앉는 것이 편안치 아니하여서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과 같고, 음식도 잘 소화되지 않아 마치 오랜 병자와 같느니라. 달이 차서 아기를 낳을 때는 한없는 고통을 받아 잠깐 사이의 감정으로 무상한 죽음될까 두려워하고, 돼지나 양을 잡은 것같이 피가 흘러서 땅에 번지느니라. |
1) 擎 : 들다. 높이 들어 올리다. 음은 ‘경’. 2) 擔 : 짐. 음은 ‘담’. 3) 須臾 : ‘잠간 수(須)’, ‘잠간 유(臾)’. 따라서 수유(須臾)는 아주 짧은 시간을 의미함. 4) 好惡 : 좋아하거나 싫어함. 여기에서는 잠간 사이에도 헤아릴 수 없이 변하는 인간의 감정을 의미한다. 5) 無常 : 여기에서는 ‘생사(生死)’의 문제로 보아 무상한 죽음으로 해석하였다. |
아기를 잉태하여 낳을 때 까지의 어머니의 신체 상태와 심리 상태를 설명하였다. 자세한 설명은 전편(前篇)에 나와 있다. |
受如是苦하사 生得此身이어시늘 咽苦吐甘하시고 抱持養育하시니라 洗濯不淨하시고 不憚1)劬2)勞하시며 忍熱忍寒하시며 不辭辛苦하시며 乾處兒臥하시고 濕處母眠3)하시니라 |
이와같은 고통을 받아가며 출산하여 이 몸을 얻으셨거늘 쓴 것은 자신이 삼키시고 단 것은 뱉어 자식에게 먹이시면서 안아주고 잡아주며 기르셨도다. 더러운 것은 깨끗이 씻어주시고, 수고로움 꺼리지 않으셨으며, 더운 것도 참고 추운것도 참으시면서 온갖 고통 사양치 않으시고, 마른 자리엔 아기를 뉘어주시고, 진 자리엔 어머니가 주무셨도다. |
1) 憚 : 꺼리다. 삼가다. 음은 ‘탄’. 2) 劬 : 힘들다. 수고롭다. 음은 ‘구’. 3) 眠 : 잠자다. 쉬다. 은은 ‘면’. |
역시 자세한 설명은 전편에 나와 있다. |
三年之中에 飮母白血1)하야 嬰孩2)童子3)하고 乃至成年하면 獎4)敎禮義하시고 婚嫁官學하시며 備求資業하시니라 攜5)荷6)艱辛하사 懃苦之從이샤도 不言恩絶이니라 男女7)有病이면 父母病生하시고 子若病愈면 慈母方差하시니라 如斯養育하사 願早成人하시니라 |
三년 동안 어머니의 젖을 먹으면서 젖먹이가 동자로 자라고 한창 나이에 이르게 되면 예절과 의리를 장려하여 가르치시고, 장가들이고 시집보내며 벼슬위한 학업도 닦게 하시고, 밑천을 마련해 주시고 직업도 갖게해 주시느니라. 이렇게 수고롭게 기르시고 애써 가르치시는 고생이 끝나도 은혜가 끊어졌다고는 말할수 없느니라. 아들 딸이 병이 나면 부모도 따라서 병이 생기고, 만일 자식의 병이 낳으면 자애로운 어머니 비로소 차도가 있게 되느니라. 이와같이 길러주시며 하루빨리 어른이 되길 소원하시느니라. |
1) 白血 : 젖. 모유(母乳). 2) 嬰孩 : ① 젓먹이. 갓난 아이. ② 어린아이의 웃음. 3) 童子 : 열 대여섯 살 이하의 아이. 4) 獎 : 이끌다. 권면하다. 장려하다. 돕다. 칭찬하다. 음은 ‘장’. 5) 携 : 끌다. 들다. 손에 가지다. 음은 ‘휴’. 6) 荷 : 메다. 물건을 어깨에 멤. 짐. 음은 ‘하’. 따라서 휴하간신(携荷艱辛)은 고생을 짐처럼 짊어지다‘란 뜻이다. 7) 男女 : 자녀. |
자녀가 성장하는 동안의 부모님의 은혜와 수고에 대해 말씀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