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經

詩經 卷一

國風 一

周南 一之一

 

葛覃 1

   葛1)之覃兮

   칡덩굴 뻗어

   施2)于中谷하야

   골짜기 속으로 옮겨가네.

   維3)葉萋萋4)어늘

   그 잎사귀 무성해지니

   黃鳥5)于飛

   꾀꼬리 날아

   集于灌木6)하야

     떨기나무에 모여드니

   其鳴喈喈7)러라

     아름다운 지저귐 꾀꼴꾀꼴

1) 葛 : 칡. 음은 '갈'. 풀 이름인데, 蔓生하고 갈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 施 : 뻗다. 음은 '이'. 원래는 '베풀 시'로 많이 쓰임.
3) 維 : 詩에서의 維字는 대부분 어조사(語助辭)로서 의미 없이 조음소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4) 萋 : '풀 성하게 우거진 모양 처'. 萋萋는 풀의 우거짐이 무성한 모양.
5) 黃鳥 : 꾀꼬리.
6) 灌木 : 한 뿌리에서 총생(叢生)하는 나무.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으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 무궁 화, 진달래, 앵두나무 따위이다. '떨기나무'로 순화.
7) 喈 : '새소리 개', 喈喈는 의성어로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임. 여기에서는 꾀꼬리의 울음 소리를 표현한 것이므    로 "꾀꼴 꾀꼴"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무난하다.

 

  이 시는 형식상 賦에 속하는데, 賦는 어떤 사건을 그대로 서술하여 말하는 것이다. 이 시는 后妃가 이미 갈포옷을 만들고 그 일을 노래로 읊은 것인데, 초여름 칡 잎이 무성해질 때 꾀고리가 그 위에서 울고있는 경치를 서술한 것이다.

葛覃 2

   葛之覃兮

    칡넝쿨 뻗어

   施于中谷하야

    골짝이 속으로 옮겨가네.

   維葉莫莫1)이어늘

    그 잎사귀 빽빽해질 때

   是刈2)是濩3)하야

    베어 삶아

   爲絺4)5)호니

    가는 갈포 만들고 거친 갈포 만드니

   服之6)無斁7)이로다

    아무리 입어도 싫증남이 없어라.

1) 莫莫 : 무성하고 빽빽한 모양.
2) 刈 : 베다. 음은 '예'.
3) 濩 : 삶다. 음은 '확'. 원래는 '퍼질 호'로 많이 쓰임.
4) 絺 : 가늘고 정밀한 갈포. 음은 '치'.
5) 綌 : 거친 갈포. 음은 '격'
6) 之 : 지시대명사. 치와 격을 가리킴.
7)  斁: 싫어하다. 음은 '역'. 원래는 '섞을 두'로 많이 쓰임.

 

賦이다. 한 여름의 때에 칡이 이미 다 자람에 이것을 베어자 삶고 손질해서 갈포옷을 만들어 입음에 싫증이 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친히 수고로운 일을 해 보고 옷을 만들기 까지가 쉽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에 마음으로 진실로 사랑하여 아무리 오래입어 때가끼고 헤질 정도가 되더라도 싫증낼 수 없음을 노래했다.

葛覃 3

          言1)告師氏2)하야

     선생님께 부탁해

          言告言歸3)호라

     親行을 여쭙게 했네.

          薄4)5)我私6)

     잠깐 내 평상복도 빨고

          薄澣我衣7)

     잠깐 내 예복도 빨았으니

          害8)澣害否9)

     어느 것은 빨고 어느 것은 빨지 않을까?

          歸寧10)父母호리라

     친정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문안하리라.

1) 言 : 어조사. 아무런 의미 없이 조음소로 쓰임.
2) 師氏 : 스승인데, 여기서는 后妃의 여스승을 말한다.
3) 歸 : 시집간 여자가 친정 어버이를  뵈러 가는 것을 '歸'라고 한다.
4) 薄 : 잠깐. 음은 '박'
5) 汚 : 빨다. 음은 '오'. 원래 汚는 더럽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빨래감을 번거롭게 문대어서 더러운 때를 제거한다는 의미     로 쓰인 것이니, 이는 亂을 다스림을 亂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6) 私 : 평상복. 연복(燕服)
7) 衣 : 예복.
8) 害 : 어찌. 음은 '할'. 원래는 '해할 해'로 많이 쓰임.
9) 否 : '∼인가 아닌가'라는 식의 문장을 쓸 때 많이 쓰임. 예를 들어 '그런가? 그렇지 아니한가'라는 문장을 한문으로 쓰     면 '是不是'라고 쓰겠지만 이 경우 '不是'를 줄여 '否'로 표현한다. '是否'.
10) 寧 : 편안함이니, 문안함을 의미한다.

賦이다. 윗 章에서는 이미 고운 갈포옷과 거친 갈포옷을 다 만들었고, 이 章에서는 마침내 여스승에게 부탁해 남편에게 장차 친정에 돌아가 문안할 뜻을 전하게 하였다. 그리고 "어찌 평상복이 더러운 것만 손질하고 예복은 빨지 않겠는가? 어느 것은 빨고 어느 것은 빨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 장차 이 옷을 입고 친정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문안하겠다"고 한 것이다.

   葛覃三章이니 章六句라.(「葛覃」은 三章이니, 章마다 六句이다)
  이 詩는 后妃가 스스로 직접 지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贊美하는 말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신분이 이미 귀해졌는데도 능히 부지런하고, 이미 부유한데도 능히 검소하며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도 공경이 스승에게 해이해지지 않고, 이미 시집갔어도 효성이 친정 부모에게 쇠퇴하지 아니하였음을 볼 수가 있으니, 이것은 모두 德이 후한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것이다. 小序에서 '이것이 后妃의 근본'이라고 하였는데, 거의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