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上經
2.坤 |
|
坤上 |
坤下 |
坤은 元코 亨코 利코 牝馬1)之貞이니 君子의 有攸往이니라 先하면 迷하고 後하면 得하리니 主利하니라 西南은 得朋이오 東北은 喪朋이니 安貞하여 吉하니라 (本義)坤은 元亨하고 利牝馬之貞이니 君子有攸往인댄 先하면 迷하고 後하면 得하여 主利하니 西南은 得朋이오 東北은 喪朋이니 安貞하면 吉하리라 |
坤은 元하고 亨하고 利하고 암말의 貞함이니 君子의 갈 바를 둠이다. 먼저 하면 혼미하고 뒤에 하면 얻으리니, 이로움을 주장한다. 서쪽과 남쪽은 벗을 얻고 동쪽과 북쪽은 벗을 잃을 것이니, 安貞하여 길하다. (본의) 坤은 크게 형통하고 암말의 貞함이 이로우니 군자가 갈 바가 있을진댄 먼저하면 혼미하고 뒤에 하면 얻어 이로움을 주장하니 서쪽과 남쪽은 벗을 얻고 동쪽과 북쪽은 벗을 잃을 것이니, 貞을 편안히 여기면 吉하리라. |
1) 牝馬 : 암말. |
곤괘의 괘사이다. 곤괘는 건괘의 상대로서 건괘는 여섯 개의
효(爻)가 양으로 되어 있는 반면 곤괘는 모든 효가 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四德은 같지만 貞의 體가 다른 것이다. 건괘는 剛固함을
貞으로 삼지만, 곤괘는 유순하여 貞한 것이다. 그러므로 곤괘에서도
건괘와 마찬가지로 그 작용을 元亨利로 설명하고, 다만 貞의 성격이
건괘와 다름을 보아 貞을 牝馬之貞이라 하였다. 牝馬는 암말이다. 암말은
유순하면서도 지상을 멀리까지 달리는 능력을 가진 동물이다. 그리고
또한 암말은 성장한 자기의 새끼와 교미를 시키면 거부하는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乾에 비해 유순하고 치밀하며 분별력이
있으면서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력이 있는 坤의 작용을 암말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묵묵히참고 견디면서 시비를 가리는 貞의 작용이
건에 비하여 곤이 더욱 현저함을 강조하여 암말의 貞한 것으로 설명한
것이다. 결국 곤의 성격은 지극히 유순하지만 실적적인 일을 하는 모습은
땅이 영원히 만물을 기르듯이 꿋꿋하고 지극히 조용하지만 그 작용이
어긋나거나 흐트러짐이 없이 방정하며 만물을 낳고 기르는 땅의 역할이
흐트러짐이 없다는 것이다. |
初六1)은 履霜하면 堅氷至하나니라 |
初六은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른다. |
1) 初六(초육) : 괘의 제일 아래 있는 음효(陰爻)를 말한다. 모든 괘는 6개의 효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괘를 그릴 때 모든 효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므로 맨 아래에 있는 효를 初라 한다. 그리고 양수(陽數)에 있어서 九는 노양(老陽)이 되 고 七은 少陽이 되며, 음수(陰數)에 있어서는 六은 노음(老陰)이 되고, 八은 소음(少陰)이 되는데, 노양과 노음은 변하지 만 소양과 소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역(易)의 본래 의미는 변화이고, 효 역시 변화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주역』 의 각 효를 읽을 때 모든 양의 효는 九, 모든 음의 효는 六이라 칭한다. |
이 爻는 陰이 처음 아래에서 생겨나서 그 단서가 매우
미약하지만, 모든 효가 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기세는 반드시
성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 형국이 서리를 밟으면 장차 단단한 얼음이
이르게 됨을 아는 것과 같다. 이는 小人이 처음에는 비록 매우 미약하지만
자라나면 점차 盛함에 이르므로 처음부터 자라나게 해서는 안됨을 경계한
말이다. |
六二는 直方大라 不習이라도 无不利하니라 |
六二는 곧고 방정하고 위대하다.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 |
주역의 괘에서 각 효의 자리 중에 홀수의 자리
즉 一, 三, 五의 자리는 양의 자리이며, 짝수의 자리, 즉 二, 四, 六의
자리는 짝수의 자리이다. 따라서 二는 음의 자리이면서 하체(下體-아래의
삼획괘)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 곤괘의 육이는 음효(陰爻)가 하체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므로 "곧고 방정하다(直方)"고
했다. 즉 直은 바른 위치에 있음(음효가 음의 자이에 처함)을 말한 것이고,
方은 그 의리(중정의 자리에 처함)를 말한 것이다. 또한 육이는 直,
方, 大 세 가지로써 坤의 덕과 쓰임을 형용한 것이니, 땅의 道를 다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곧고 방정하고 위대하기 때문에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익히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움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니, 坤道에 있어서는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것이며, 聖人에게 있어서는 조용히 道에 적중하는 것이다. 따라서
군자가 敬으로써 안을 곧게 하고 義로써 밖을 방정하게 하면 敬과 義가
확립되어 德이 외롭지 않게 된다. 곧고 방정하고 위대하기 대문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익히지 않더라도 이롭지 않음이 없음은 그 행하는
바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유순하고 正固함은 坤의 곧음이며,
형체를 부여함에 일정함이 있는 것은 坤의 방정함이며, 德이 无疆에
합하는 것은 坤의 위대함이다. 육이효는 유순하며 中正하고 또 坤道의
순수함을 얻었다. 그러므로 그 德이 안은 곧고 밖은 방정하며 또 성대하여
굳이 배워 익히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이니, 점치는
자가 이러한 德이 있으면 그 점이 이와 같은 것이다. |
|
六三은
含章1)可貞이니
或從王1)事하여
无成1)有終이니라 |
六三은 아름다움을 머금음이 貞할
수 있으니, 혹 王事에 종사하여 이룸이 없고 끝마침을 두어야 한다. |
1) 章 : 彰과
같은 의미. 밝을 장. 여기에서는 아름다움이라고 해석했는데, 좋은 능력을
의미한다. |
六三은 하층부의 마지막으로 높게 드러난 자리로서, 앞으로의 전망과 비전이 밝아 상층부로 진입할 시기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하층부를 떠난 것은 아니다. 인생으로보면 30세 전후이며, 직장에서는 이사로 진입하기 전 단계, 군대로 보면 별을 달기 직전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성악설적인 사회에서는 사람과 사람간에 서로 믿지 못하고 인간관계를 동반자적인 관계 보다는 항상 경쟁관계로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지나치게 튀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덕이 밖으로 드러나 자신이 세상에 알려지도 하겠지만, 반대로 이 시기에는 주변으로부터 수많은 경쟁자가 생겨나게 되며, 시기와 질투, 견재도 많이 받게 되므로 위태로운 자리라고도 할 수 있다. 자칫 방심하면 경쟁자에게 밀려날 수도 있고, 위기의식을 느낀 상층부에 의해 뜻하지 않은 좌절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자기가 아무리 훌륭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내면으로 숨기고 貞固함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육삼은 규칙을 지키고 예를 지키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집단에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사람이므로 아무리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정고함을 지킨다 하더라도 이미 상층부에서는 그의 능력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므로 끝까지 아름다움을 머금고 감출 수는 없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머금어 貞할 수 있으나 때에 따라 능력을 발휘해야만 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육삼은 혹 때로 나와서 윗사람의 일에 종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윗사람이 어떤 일을 하거나 하층부를 지도함에 있어 유능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육삼에게 도움을 청하는 경우이다. 이 때 육삼은 어떤 일에 있어서 훌륭한 성과를 이룰 수 있지만 그 공을 자기가 차지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성악설적 이론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육삼의 위치에 처한 사람이 윗사람이 시킨일을 아무리 성공적으로 잘 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성과를 육삼 자신의 공으로 삼으려 하면, 윗 사람은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갖게되고, 더구나 자기 자리에대한 위협까지 느껴, 결국에는 견제와 좌절을 당하게 되는 수가 생긴다. 의리상 마땅히 해야할 경우에는 때에 따라 능력을 발휘하고 다만 그 공로를 차지하지 않으면 된다. 육삼의 도리는 아름다움을 머금었지만 참고 견디다가 때가 왔을 때 능력을 발휘할 것이며, 마땅히 그 공과 잘한 것은 자신이 차지하려하지 말고, 군주(육오-왕)에게 돌려야 떳떳하여 正道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 아름다운 능력을 머금고 감추어 끝내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
|
六四는
括1)囊2)이면
无咎며
无譽리라 |
六四는
자루를 꽉 묶으면 허물이 없고 명예로움도 없을 것이다. |
1) 括 : 맺을
괄, 묶을 괄. |
六四는 군주(六五)와 가까운 자링에 있지만 서로
맞는 뜻이 없으므로, 上下가 막혀 있는 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때에는 正道로써 자처함은 위태롭고 의심받을 수 있는 처지이다. 만약
그 지혜를 감추어 주머니끈을 묶듯이 하여 드러내지 않는다면 허물이
없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로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감추어 숨는다면 역시 명예도 없을 것이다. '括囊'이란 자루나
주머니의 입구를 묶어 내용물이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하게 함을 말한다.
따라서 "주머니끈을 묶듯이 하면 허물이 없다"는 것은 행동거지를
신중하여 해를 당하지 않음을 이른다. 六四爻는 음효가 음의 자리에
있지만 中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象과 占이 이와 같으니, 혹 일을 마땅히
감가고 은밀히 해야 하거나 혹 때가 은둔할 때임을 만난 경우이다. |
|
六五는
黃裳1)이면
元吉이리라 |
六五는 황색 치마처럼 하면 크게 선하여
길하리라. |
1) 黃裳 : 黃은 노란 색인데, 노란 색은 중앙을 상징하는 색이므로 黃은 중앙을 의미한다. 그리고 裳은 치마로서 아래를 꾸 미는 것이다. 저고리가 웃옷이므로 화려하게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면 치마는 아랫도리이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진다. 따라서 치마를 입는다는 말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감춘다는 말이 된다. |
六五爻가 음으로써 존귀한 자리에 거하여 中順한 덕이
내면에 충적되어서 외면에 드러난다. 그러므로 그 象이 이와 같고 그
占이 크게 善하여 길함이 되니, 점치는 자의 덕이 반드시 이와 같으면
그 占 또한 이러할 것이다. {春秋傳}에 남괴(南 )는 춘추시대 魯나라
사람으로 季氏의 사음은 費땅의 邑宰였는데, 季平子가 大夫가 되어 예우하지
않자 장차 費땅을 가지고 반란을 일으키려 할 적에 점을 쳐서 이 爻를
얻고는 "크게 길하다"고 하니, 子服惠伯이 말하기를 "忠信의
일이라면 괜찮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패한다. 밖은 강하고 안은
온순한 것이 忠이요, 和로써 貞을 따름이 信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黃裳元吉'이라고 하였으니, 黃은 중앙의 색이요, 치마는 아래의 꾸밈이요,
元은 善의 으뜸이다. 中心이 不忠하면 그 색을 얻지 못한 것이요, 아랫사람이
공손하지 않으면 그 꾸밈을 얻지 못한 것이요, 일이 善하지 않으면 그
極을 얻지 못한 것이다. 또 무릇 易은 험한 것을 점쳐서는 안되는데,
세 가지가 결함이 있으니, 占이 비록 이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안된다"고
하였는데, 뒤에 남괴는 費땅을 가지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齊나라로
도망하였으니, 여기에서 점치는 법을 볼 수 있다. |
|
上六은 龍戰于野하니 其血이 玄黃이로다 |
上六은 龍이 들에서 싸우니 그 피가 검고 누렇다. |
上은 가장 위에 있는 한 爻의 명칭이다. |
用六은 利永貞하니라 |
六을 쓰는 경우는 영구(永久)하고
정고(貞固)함이 이롭다. |
주역 64괘는 모두 괘사와 효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직 건괘와 곤괘에만
효사 외에 用九(건괘의 경우)와 用六(곤괘의 경우)이라는 내용이 첨부되어
있다. 用九를 쓴 건괘는 유일하게 여섯효 모두가 양인 경우이고 用六을
쓴 경우는 유일하게 여섯효 모두가 음인 경우이다. 用九는 건괘에서
여섯 효를 설명한 뒤, 다시 여섯 효사에 대한 총괄적인 설명을 더한
것이고, 用六은 곤괘에서 여섯 효를 설명한 뒤, 다시 여섯 효사를 총괄하여
설명한 것이다. |
산업혁명이후 지금까지의 세계를 이끌어온 주된
사상은 서양의 근대분화를 바탕으로한 합리주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전통적인 동양의 철학체계로 분석해본다면 동양철학의 주된 범주
가운데 하나인 인성론체계 중의 성악설과 성선설 중 순자의 성악설사상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순자철학적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의 특징은
합리적이며 물질적 가치가 중시되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며, 규칙과,
질서, 법과 예절이 주도적인 사회유지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순자의
철학이 지배적인 사회는 개인이나 집단, 국가를 막론하고 가장 우선적인
가치를 자기 이익을 위한 실리추구에 둔다. 물론 이 경제적 실리 위주의
가치관은 과학기술의 경쟁적 발전을 가져왔고 그 결과 물질산업문명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과학문명을
그 특징으로 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으며, 과학문명이 오늘날 인류에게
공헌한 바는 많은 방면에 있어 참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